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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201번~250번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주제분류
자유주제
대표자
제갈선 / 중경고등학교
작품의도
묵혀온 짐들을 정리하는 모습에 속이 시원했다. 이사를 가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짐들을 쉽게 정리하지 못했다. 정든 사람들이 나의 동네를 떠나는 것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약속과 희망으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나고 자란 나와 나의 가족들의 손때와 흔적들이 무너져 내린다고 하니 가슴이 아팠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을 부수고 새로 지어낸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잘못 살아온 것일까? 우리가 잘못 살아낸 것일까? 사라지는 것들로 인해 다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서글펐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기록해두고 싶었다.
줄거리
할아버지 81년, 아버지 50년, 남동생 13년 총 144년 이라는 시간을 이곳 서울 한남 제3구역에서 살았다.
다양한 연령, 성별, 문화와 가치관이 공존하고 있는 이곳에서 나의 할아버지는 꼭 지금의 내 남동생만 한 나이에 전라도 목포에서 상경하여 62년이라는 시간을 쌓아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나갔다. 2번의 공문이 왔다. 이제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을 정리하라고, 정해진 날까지 집을 비우지 않거나 이주를 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이대로 물러나야만 하는 것일까?
촬영후기
코로나로 2년을 외출하지 못하다가, 작년 겨울 조심스레 밖을 나갔다. 구석구석 보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나의 동네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역사, 문화, 사회가 섞여 있는 나의 동네에서 내가 나로써 지키고자 했던 것들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음이 텅 빈 것처럼 허하고, 외롭다. 나의 놀이터, 고민에 쌓여 있으면 멍 때리며 위로 받던 나만의 비밀 공간도 사라지게 된다니, 과연 대체 누구를 위한 일인지 속이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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